
Cat. No. 02 · II
Landscapes of Memory, No. 2 — Forest of Memory
할머니가 돌아가신 후, 민준 작가는 스위스의 숲을 그리기 시작했다. 실제로 그 숲에 간 것이 아니었다. 기억 속의 숲이었다. 스위스에서 함께 걷던 조용한 숲길, 흔들리던 풀과 꽃, 멀리 이어지던 나무들 — 그 기억들이 이 작품 안에 하나씩 쌓였다. 거칠고 반복적인 붓질은 슬픔이 처리되는 방식을 닮았다. 한 번에 다 되지 않는다. 같은 자리를 여러 번 지나며, 색을 덧바르며, 천천히. 짙은 초록 위로 올라오는 노랑과 보라와 분홍은 그 사람의 온기가 기억 속에서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. 멀리서 보면 고요한 숲. 가까이 다가서면 그 안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. 《기억의 풍경 #1 — 이별 준비》가 꽃밭에 아직 살아 있는 그 사람을 붙잡은 그림이라면, 이 작품은 그 사람이 떠난 뒤 기억 속에서 다시 만나는 그림이다.
Emotion Layer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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